죽음 직전(?)의 회상 - 눈물이 나도록 고마웠었던 담배 ④
이래서 요즘 세상은 물질적으로는 정말로 풍족한 세상이 됐지만 이런 세상에 감사함을 느끼는 사람이 늘기는 커녕, 저렇게 외부에서 주입하는 욕망이 충족되지 못했다는 이유로 자신의 부족함, 박탈감등등을 느끼는 사람은 갈수록 늘어날 수 밖에 없을테고, 저런 사람들이 가지기 마련인 부정적 심성이 야기시키는 나쁜 행동이 사회에 당연히 영향을 미칠게다 그러니 제도적으로 저런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들을 다독그려주고 보듬어 주는 제도가 있거나 가진 자들이 가난한 자들을 위한 나눔의 행동을 보여주지 않는 한 세상이 좋게 느껴질 확률은 갈수록 낮아질 수 밖에 없지 싶다.(단, 빈자들이 너무 냉소적이거나 기대치가 너무 높으면 모든 조치가 무용지물일 수도 있을 것이다) 사흘굶어 남의 집 안 뛰어넘을 사람 없다고 빈곤한 자의 절박함은 모든 것을 무너 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같이 돈 숭배 사상이 강한 사회는---지도 돈을 숭배하는 인간이면서 이런 얘길해도 되는건가???---물질을 많이 가진 자 위주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이기에 못 가진 자는 못 가졌다고 불만만 쌓일테니 사회가 정서적으로 온화하게 발전하리라고 기대한다는 건 무리가 아닌가 싶다. 붓다가 이런 얘길했더만. '히말라야 산맥의 억만제곱의 황금이 있어도 한 사람의 마음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저 말이 정답이더라. 그래서, 지금의 세상은 자기가 타인보다 출중한 능력을 가지고 있거나 마음관리에 대해 진덕하게 생각해 본적이 있는 사람이 아니고선 불행함을 예전보다 더 세게 느낄 수 밖에 없는 세상이지 싶다.(사람의 욕심이란 게 이렇게나 웃기는 거다. 60년대에 절대적 빈곤에 시달리면서 정말 못 살던 시절에는 자살하는 사람이 그리 안 많았는데, 절대적 빈곤은 해결된 지금은 자살자가 그리 많다는 게...) 특히나 내같이 신체 결합이 있는 사람은 더욱 더 그렇게 느껴진다고 해야 겠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병신장애인이라 마음관리에 대한 필요성을 일찍이 느껴 왔었기에 지금은 나름 훈련이 좀 돼 있는 상태라는 것에 대해 위안이 좀 생긴다. 심지어, 나이가 드니 나=병신장애인이란 사실에도 아주 약간의 긍정적 요소가 느껴지기 시작했는지 내가 병신장애인이 아니라 정상인이었으면 지금 보다 나은 삶을 살고 있을라나?라는 생각도 들기 시작했다는 거다. 아, 놀라워라... 걸레는
빨아봤자 걸레다. 그렇다고 당장에 자살을 해야 할 용기, 당위가 있는 것도 아니다. 아, 돌겠다. 대체 어떻게 살아가야 하고 어떻게 살아가란 말인거냐?(휴... 이게 진행형이 아니고 회상의 단계로 접어 들었다는 게 정말 다행이고 기쁘다.) 이런 병신의 몸으로 어떻게 살아가지? 정말 고뇌했다. 그래도 고뇌하니 나름의 답이 나오긴 나오더만... "어차피 병신장애인인 거, 내가 무슨 짓을 해도 이 조건에선 내가 흡족함을 느낄 수 있는 이익은 결코 뽑아 낼 수가 없다. 그렇다고 죽을 용기, 당위도 아직 없다. 그러니 사실상 인생을 포기하고 최소한의 필수 행위만 하면서 처자빠져 있어도 내가 병신장애인이란 이 상황에 그렇게 피해가 추가되지는 않겠구나. 더군다나 포기하고 가만 있으면 이제 밖에서 힘들게 용써가면서 정상인인척 하는 수고를 안해도 되는거니 이건 오히려 내게 이익이 되는 일이기도 하다." 결국, 이런 식으로, 인생을 소극적으로 포기하는 게 내한테 가장 유리하겠다, 즉 내게 이익이 가장 많이 떨어지겠구나라는 판단을 하게 됐고,(참내, 이런 병신같은 판단이 자기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판단이 되는 삶이라니...) 그래서 모든 기대를 접고 사실상 인생을 소극적으로 포기했었으니 나의 병신스러움에 대한 이런 관찰이 가능한거리라. 그리고 출중한 이 관조능력이 내가 병신에서 상병신으로 추락 하지 않고 병신상태로 현상유지(?)되는데 큰 역활을 하지 않았나 싶다. 병신장애인이 되느냐? 은둔형외톨이가 되느냐? 저건 병신장애인이 되느냐? 은둔형외톨이가 되느냐?에 따른 손익(?)을 생각해 본 거다. ①, ②, ③, ④를 서로 비교해 보니 같은 위축, 치욕이라고 해도 ③이 가지는 위축, 치욕이 ①과는 비교가 안 될정도로 훨씬 온화하고 견딜만하니 ③을 선택할 수 있었던 나는 사실, 남는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렇게 ①보다는 ③이 훨씬 만족스럽게 느껴지니 ②가 말하는 이익에 대해선 "쳇~ 그깟 이익을 얻어 봤자 병신장애인이 병신장애인일뿐이지~"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으리라. 재수없으면 ①이 될 수도 있었는데 도피할 공간이 있어 ③으로 도피할 수 있었다는 거, 이건 정말 행복감을 느껴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은둔형외톨이로 지내면서 이런 나름의 여유로운(?)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겠는가? 매스컴에는 사고치는 은둔형외톨이들만 항상 등장해서 그렇지, 나같이 이런 풍부한(?) 정신세계를 가지고 있는 은둔형외톨이들이 의외로 많을 수도 있긴 있을 게다. 그런데 내같이 단련된 사람이 아니고선 이런 세계를 구현하기란 좀 힘들지 싶다.(또 잘난 체인가?ㅋ) 그리고 나는 병신장애인이라는 너무나 확실한 조건으로 은둔형외톨이가 될 수 있었기에 한편으론 기쁘다는(?) 생각까지 든다. 지금 생각해 보니까 "나는 희망을 기대해선 안되는 삶"이란 걸 어릴 적부터 그나마 인식할 수 있었던 환경이었다는 게 고맙게까지 느껴진다는 말이다. 희망만 믿고 있다가 절망과
마주치면? 하여튼, 뭔가를 한다, 즉 뭔가를 함으로써 현재 내게 안 주어져 있는 뭔가를 일궈낸다는 사실에 절대적인 긍정의 의미을 부여하는 이 세상의 상식과 달리,---이 상식은 분명히 멋지고 숭고한 상식임을 나도 부정은 안한다. 내 삶이 그 상식에 해당되지 않는 삶이라는 게 불행한 거지.---함에도 피해가, 안함에도 이득이 있을 수 있다면 나는 안함으로 이득을 상당히 많이 본 사람의 축에 끼인다고 해야 할 것같다. 안함의
자세로 살아온 게 다행이다 고시원 살해범 등 사회에서 초대형 사건을 터뜨리는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 자기 주제를 넘어서는 과잉기대를 가졌다가 그 기대가 충족되지 못해지자, 그 과잉기대가 충족되지 못했다는 사실에 분노해('나는 사랑받아 마땅한 사람'이라는 이 좋은 개념이 이렇게 사고를 치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도 있는거다) 그 과잉기대에 대한 몇십, 몇백 배의 과잉저주를 사회에 떠뜨리기에 저런 사건이 터지는 거라고 봐야 하리라.
이래서 만일, 절망교육 같은 게 가능하다면 절망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고, 그 절망을 과민반응안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도 있다는 걸 교육시키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을 것 같다.(푸하하~ 절망교육??? 내가 생각해도 웃기네) 그래서 병이든 신체적 결함이든 가정 환경이든 인간적 관계이든 그게 뭐든 간에 어떤 원인으로 심각한 결핍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이 결핍에 의해 수반될 수 밖에 없는 파괴적인 반대작용을 대단히 조심해야 하지 싶다. 그리고, 그 문제의 본질에 바로 대응코자 하는 반대작용이면 그나마 괜찮은데 그 본질에 대처를 못하고, 할 능력이 없어 그 대타를 구하려는 헛발질스러운 반대작용은 특히 더욱 더 조심해야 한다. 본질적
대처를 못해 헛발질적 대처를 하면 곤란하다. 물론, 운이 좋아 결과가 좋게 나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고 처절한 헛발질이 되면 자신에게 엄청난 피해로도 돌아올 수 있는거다.(그런데 그 과정 중에 있으면 절대로 이런 걸 못 느끼고 그 과정을 지나고 나야만 내가 본질적 대처를 하지 못하고 대타를 구하려고 했었던 거라는 걸 느낄 수 있지 싶다.) 병신장애가 죽음보다 더 좆같다고 느껴질 수 밖에 없는 게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생활에 필수적인 자신의 육체적 기능 상실을 대체 뭐로 대체할 수 있단 말인가? 사랑을 잃은 사랑은 그 순간에는 죽도록 힘들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른 사람을 만나 그 상실한 사랑을 대체할 수도 있을 거라는 기대라도 가질 수 있을 것이고, 휠체어를 타는 척수장애인들 역시도 의학이 발전하면 나을 수도 있을거라는 기대를 가질 수 있겠지만,(돈없는 척수장애인들에게도 이런 과학의 혜택이 가려나?) 내가 앓고 있는 이 병은 나을 수도 없는 병이라 한숨만 푹푹 나온다. 물론, 이 생각은 나의 슬픔에 너무 함몰되어 있을 때의 생각이고, "늘 중요한 건 아직 오지 않은 미래가 아니라 지금 내가 존재하는 현재일 뿐이다~"라는 격언을 구호로 삼으면서 현재 상태는 내가 척수장애인들보다 월등히 양호하니 거기에 위로를 느낀다!ㅋㅋㅋ 참, 비루하다. 나보다 더 심한 병을 앓는 사람, 장애인 등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나는 그보다는 낫다는 얄팍한 위로책을 써야만 한다는 게... 비록 이런 비루한 삶을 영위하곤 있지만 그 무저갱의 절망을 큰 손실없이 무사히 잘 버텨낸 내 자신에 대한 이 뿌듯함은 정말로 좋은 것임에는 분명하다. 개인의 내면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이런 뿌듯함이 아니라 남에게 말할 수 있는 뿌듯함이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도 드네.(하하, 당신과는 인연이 없는 것에 대한 욕심을 아직 못 버리셨구만...)
어쨋든 희망이 없었던 인생에 이런 감정까지 느끼게 되리라곤 정말로 상상도 못했는데, 하하, 웃음이 나온다.(슬픔은 절대 아니고 허탈도 아니고, 좀 긍정적 의미가 강한 웃음인데 무슨 의미의 웃음인지 딱 정확하게 찝어내기가 힘든 웃음...) 나를 둘러싸고 있는 천지신명님, 하느님, 하나님, 부처님, 제석천님, 옥황상제님, 관자재보살님, 지장보살님, 브라만님, 아뜨만님, 비쉬누님, 시바님, 가이아님, 그 밖의 모든 초월적인 신님들께 감사드립니다.(이름 안 불러 드린 신들이시여, 이름 안 불러 드렸다고 삐지지는 마시길 바립니다~) 얘기가 이상한 쪽으로 틔었는데, 다시 담배 얘기로 원위치~ 나는 내가 흡족해 할만한 삶의 목표 설정이 애초부터 불가능하다는 걸 일찍이 느끼고, 그래서 사실상 삶을 포기한 인생이었기에 담배에 대해 이렇게 과도한 추억, 연민을 갖게 되는 것일게다. 참으로 비루한 인생이다. 이깟 담배 따위에 이 정도의 감정을 갖게 되는 게... 내가
허접 기독교로 이 강한 결핍을 채웠다면? 저런 행동을 하는 것 자체가 저 사람들의 과거의 삶이 그만큼 피폐했었다는 걸 증명한다고 해야 할테고, 그게 아니라면 저 사람들은 과거에도 어떤 얄팍한 것의 노예가 되어야만 삶이 유지되던 사람인데, 지금은 저렇게 개신교 영업소 소장의 얄팍한 설교에 노예가 되는 식으로 새로운 숭배의 대상, 삶의 활력소를 발견해 낸 사람이라고 해야 하리라. 그런데 어떻게 보면 저런 사람이 진정한 행복을 누리고 있는 사람일 수도 있겠단 생각도 든다. 비록 개신교 영업소 소장이 주입한 거짓된 하나님일지라도 그 이전에 자신들이 숭배하던 그 대상보단 품격, 위력, 끗발 등이 분명히 높은 대상일테니 말이다. 삶의 만족도를 조사하면 저 사람들의 자기 삶에 대한 만족도가 일반인들보단 훨씬 더 높게 나오지 않을까 싶다.(이래서 이성이 망가져 버린 삶이 오히려 지극히 행복한 삶이 될 수도 있다는.) 나는 뭘 하겠다는 의지도 없이 멍하게 중립적인(?) 상태로 살아 왔다 보니, 아니 존재해 왔다 보니 세상에 대한 이해력은 엄청나게 넓어졌지 싶다. 그래서 옛날에는 강하게 비판하던 것도 이제는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고 별것 아닐 수도 있는 이런 발달아닌 발달이 내 삶의 쾌감의 원천이 아닐까?싶다. 자살했었으면 이런 쾌감을 절대로 느낄 수 없었을 테니 말이다.(자살 뒤의 세계가 고통이 있는 세계인지, 쾌락이 있는 세계인지, 무의 세계인지 모르는 거라서, 정확하게 말하면 저 말은 오류가 있는 말이다) 이런 쾌감아닌 쾌감에 이렇게 감사해 하는 와중에도, "자살하는 게 너무나 두려워 자신의 진실한 감정을 억압하고서 강제적으로라도 이렇게 긍정적인 생각을 만들어 이 생에 대한 애착을 계속 유지하려고 이렇게 발악하는구나~"라는 과잉성(?) 자기성찰을 하는 개방된 사고를 나는 여전히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이렇게 내 의식 속에는 하나의 현상에 대해 상식과 나만의 시각, 이렇게 2개의 시각이 존재하는 경우가 좀 있다. 목표가 없는 인생이라, 보통 사람같으면 목표를 좇는데 매진하고 있어야 할 힘이 할 일이 없다보니 "노니 뭐하나, 장독이라도 깨야지"라는 심정으로 뇌가 저런 시각을 하나 더 만들어, 어디 쓸데가 없어 축 처져 있는 힘한테 "어이, 힘아, 너 할 일 없제? 이거라도 곱씹어봐라"면서 소일거리로 던져주어 사고 못치도록 달래고 있는 거리라. 그런데 이게 그렇게 나쁘진 않다. 이게 해야 할 일까지도 못하게 했을 부정적 측면도 없진 않지만 한쪽으로 폭주했을 것을 막아 준 선한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모르겠다, 내딴에는 양쪽 시각의 중앙에 중립으로 위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론, 이 상태가 중립이 아닌 무기력한 상태로 폭주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이 글이 너무 길어진 감도 있고 쓸 것도 다 쓴 것 같고 해서 이 글을 이제 마무리해야 겠다. 늙어가면서 생각이 좀 원숙해졌다고 생각되는 지금 생각해 보면 그나마 담배가 나를 이렇게라도 받쳐 줬었다는 사실에는 눈물이 날 정도로 감사하다. "병신주제에 담배를 핌으로써 정상인인척 할 수 있었기에 이 비루한 삶이 이 정도나마 지탱됐지, 담배라도 없었으면 뭐가 나를 지탱해 줬었을까나?"라고 반문해보면 감히 없다고 단정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거참, 담배에 이 정도 깊이로 의미부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세상에 몇 명이나 있을까? 다른 것들에게는 담배만큼 신경을 써주지 못해 그건 좀 미안한 감이 없진 않다. 얘들아, 미안혀~ 푸하하, 이 글을 적다 보니 이런 웃음과 함께 기쁨이 인다. 젊었을 적에 자살했어 봐라... 이런 감사함을 모르고 죽었을 것 아닌가? 이 기분은 정말 좋다.(아마도, 휠체어 장애인이 다시 두발로 걸어 다니게 되는 기쁨에는 견줄 수 없겠지만 어릴 적에 잃어버렸었던 외동 자식을 몇 년 뒤에 찾은 부모의 기쁨과는 맞먹는 수준이 아닐까 싶다. ) 이건 사실상 삶을 포기하고 항상 자살을 염두에 뒀었던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기쁨일텐데 내가 이런 차원의 기쁨을 느끼고 있다는 게 사실 어이가 없긴 하지만, 없는 것 보단 나은 거란 건 분명하다. 이런 걸 보면 내처럼 이런 독특하고 은근한 행복을 경험한 사람이 또 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상식으론 빵점짜리인 병신장애인+은둔형외톨이의 인생이지만 독특함만으로 따지면 내 삶은 100점짜리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하다는 말이다. "기성복 인생 : 맞춤복 인생"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데 그 맞춤복이란 게 흔히 생각하는 기성복보다 우수한 개념의 그게 아니고 기성복을 사입을 조건이 못돼 쓰레기 소각장에서도 재활용을 포기한 옷감류를 주섬주섬 주어다가 급조한 맞춤복이라는 게 참으로 씁쓸하긴 하지만 말이다. 어쨋든, 내게 있어 담배가 눈물이 날 정도로 너무나 감사하고 고마웠었던 존재라는 사실은 인정 안할래야 안 할 수가 없다. 이깟 물건이랑 이런 지고지순한 감정을 교류할 수 밖에 없었던 비루한 삶이라고 할지라도 이 감정자체는 진실한 것이었기에 이 자체를 폄하할 생각은 없을뿐 더러 담배에 대해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은 평생 내 가슴 속에 고이 간직할 수 있는 정말 아름다운 기억이란 것은 분명하다. 가만 생각해보면, 이런 지고지순한 감정을 나눈 것과 지금은 이별을 한 상태인데도 그 좋은 감정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도 정말로 기분 좋은 일이지 싶다. 사람과 이런 감정을 나눴었다면 이별의 후유증때문에 이런 좋은 감정이 유지되기 어렵겠지만 사람이 아닌 물건과 이런 감정을 교류했기에 이런 좋은 감정이 끝까지 유지되는 거라고 봐야 할 것같다. 이러니, 생명체가 아닌 물건과 이런 차원의 정서적 교류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탄탄한 사랑을 하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리얼돌, 더치와이프로 지칭되는 실물크기의 성기구 인형과 이런 류의 사랑과 성적인 사랑까지 같이 느끼는 남자는 정말 최강의 안전한 사랑을 하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어떻게 보면 정말로 불쌍한 사람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아, 이 과도한 비판, 관조의식...ㅋㅋㅋ 어쨋든, 담배님, 그 동안 정말로 감사했었습니다요~ 제게 이렇게 무한의 사랑을 주셨고, 지금은 이별을 했는데도 이런 좋은 감정을 여전히 유지할 수 있게 해 주셔요. 님께 이렇게 진실하고 진솔한 감사의 맘을 가지고 있고 이렇게 글로 표현하는 인간이 과연 몇명이나 있습디까? 별로 많지는 않겠지요. 제가 이렇게 감사드리는데, 로또 1등이라도 하나 걸리게 해 주세요~ㅋㅋㅋ(1등이 안되면 2등이라도~) 당첨되면 집에다 돈 좀 주고 남은 돈으로 집값 싼 중소도시에 한 10평 정도의 집을 사서 모든 인연을 끊고 제가 병신장애인임을 누구에게도 노출하지 않고 저 혼자 편안하게 살고 싶은 게 제 꿈이자 바람입니다. 어쨋든 담배님, 그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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