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영화 '콰이강의 다리'에서 자기 삶 느껴보기

입력:2012-08-2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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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1
포로 수용소에서 사람이 워낙 많이 죽다 보니, 사망자를 땅에 묻고 있는 저 미군 소령(주인공)이 죽은 병사의 이름을 까 먹어 저런 얘기를 한다. 죽게 만든 병명도 까 먹었고. 죽음이 빈발해 죽음에도 익숙해졌으니 저렇게 되는 거다.

사람을 직접적인 죽음의 공포에서 멀어지게 했다는 거 이게 현대 문명세계의 장점이자 단점인거다. "이대호가 어제 홈런 3개 쳤대", "이병헌이랑 이민정이 연애한대"같은 자기랑 일면식도 없는 인간들의 얘기를 하면서 살아가는 이 시대, 이 얼마나 경이로운 세상이란 말이던가~ 

장면2미군 소령이 영국군 대령과 논쟁하다가 의견충돌로 그냥 가버렸다. 그러자 영국군 대령이 저런 말을 부하에게 내뱉는다. "어라라? 심오하다면 정말로 심오하다고 할 수 있는 저런 대사를 뜬금없이 저 장면에, 더군다나 전쟁영화에 왜 넣어놨을까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계속 보니까 저 대사가 들어간 이유를 알겠더구만. 이 영화는 겉으론 전쟁영화라는 형식을 띄고 있지만 실제로는 인간의 은은한(?) 광기를 다룬 고급 심리영화인거다.(뭐 눈에는 뭐만 보여서 그런건감?)

이 영화는 할 일없음이 주는 무기력, 권태를 죽기 보다 싫어해, '할 일'에 탐닉하고 중독돼 있을 수 밖에 없는 인간의 본성을 묘사하고 있는 거다. 영화 끝장면에서 영국군 대령이 죽는 모습을 봐도 그렇다. 이 영화는 영화속의 주인공을 내세워, 관객에게 "당신의 살아 있음이 진짜로 살아 있는 거 맞냐?", "당신은 그 살아 있는 동안에 그 살아 있음에 대해 얼만큼 자각하고 있는가?"를 묻는 영화라고 해야 하겠더만.(물론, 이건 내같이 자신이 죽는 경험을 해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건지도...)

장면3
장교에게 노동을 시키는 건 제네바 협정 위반이라면서 영국군 장교들이 노동을 거부했고 그 결과 영국군 장교들은 땡볕에서 벌을 받고 있는 중이다. 나는 저 땡볕에 서 있는 장교들에게서 내가 득도하기 전, 내 자신의 초라함, 열등함이 타인에게 발각(?)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러니까 내 자신의 존엄성을 지켜내기 위해 극강의 발악을 하던 내 자신이 느껴진다.

그와 동시에 학생들과 기성 성인들도 느껴진다. 학생이란, 사회에 진출해 피터지는 전쟁을 치뤄야만 하는 개체고 기성 성인이란 저 학생의 시기를 지나 이미 사회 속에서 자기 영역 유지, 부양의 의무때문에 전쟁을 치루고 있는 개체가 아니던가? 둘 다 안타까운 개체들인거다.(인간은 태어난 이상, 부모로부터 어떤 블루오션을 물려 받았거나 자기만의 블루오션을 찾아내지 못하면 저런 획일적인 존재상태를 벗어나긴 힘들다.)

우히히, 나는 득도를 하고서 내가 과거에 느꼈었던 삶의 근원적 문제가 나름 해결되었다 보니 사람들에게서 나의 옛모습을 느끼면서 그냥 처자빠져 지내는거다. 남들은 저렇게 땡볕에서 계속 생고생하고 있지만 나는 그런 생고생에서 이제 졸업했다는 이 홀가분함이란~ㅋㅋㅋ

장면4
병원 막사에서 나이롱 환자로 탱자~탱자~하면서 지내는 미군 소령이, 땡볕에서 벌 받고 있는 영국군 간부들을 보면서 저런 말을 하고 있다. 재차 말하는 셈이지만 저 미군 소령은 득도하고서 인간들을, 이 세상을 내려다 보는 희열과 재미를 느끼고 있는 딱 지금의 내 모습인거다.ㅋㅋㅋ 나는 저 소령과는 달리, '나이롱 환자'가 아니고 '나이롱 정상인'이기에 이 희열, 재미를 더욱 더 만끽할 수 있는 능력, 자격이 있을 수 밖에 없으니 저 소령의 말에 더욱 더 공감할 수 있는 것이로다.

정상인이 '나이롱 환자'인 척하는 거는 애들 장난보다 쉽고 이익도 많이 획득되는 일이지만, 내같은 사실상의 장애인이 '나이롱 정상인'인척 하는 건 각고의 노력과 고통 감수 없이는 불가능할뿐만 아니라 별로 획득되는 이익도 없으니 그런거다.ㅠㅠ(아휴, 멋 모르는 젊음이니까 저럴 수 밖에 없었던 거지. ㅋㅋㅋ)  그러니 나는 더욱 더 저 장면에 공감할 수 밖에.

어쨋거나, 주위 사람들에게 엘리트로서의 품위, 체면, 권위, 능력 등을 보여줘야만 하는 사람이 아닌한 저 땡볕을 무작정 버텨낼 필요가 없는거다. 사병은 사병답게 살아야 하는거지 주제넘게 장교의 삶을 따라갈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는거다.(주제파악 못하고 깝치다가 뒈지는 수도 있다.) 하여튼 제일 편하게 살아갈 수 있는 인간은 정상인이면서 의사에게 뇌물 잔뜩 바치고 장애인 면허증(?)을 발급받은 이들이 아닐가 싶다. 나는 이런 인간을 실제로 2명이나 본 적 있다. 링크를 걸어야 하는데 어느 글에 숨어 있는지 못 찾겠네... 그 두 놈이 어찌나 부럽던지...ㅋㅋㅋ

장면5 : 할 일이 사라진 엘리트의 우울, 고통...
대령이 다리 건설에 너무 헌신적으로 임하니 군의관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 있냐? 이건 어떻게 보면 적군을 돕는 반역행위다"라고 살짝 말한다. 대령은 군의관에게 "자넨 일본군 대빵을 수술할 때 최선을 다할텐가? 죽어가게 놔둘건가?", "우리 부대가 나태로 붕괴되는 걸 원하나?", "우리 부대가 일도 똑바로 못하는 부대로 회자되길 원하나?"라는 말로 군의관의 의견을 물리친다.

이 양반은 지금 영국군 대령이라는 자신의 정체성과 국가관까지 초월하는, 즉 자신의 계를 초월하는 사고를 본격적으로 하고 있는 거다. 대령에게 내재돼 있던 은은한 광기가 본격적으로 표출되고 있는거다. 군인에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추상적인 관념의 세계가 주는 매력에 듬뿍 취해버리고 만거다.

할 일 없음이 인간에게 끼치는 영향력이란 저런 차원의 것이다. 할 일없음의 상황에 처해진 인간은 그 할 일 없음이 주는 무기력함을 절대로 못 견뎌한다. 특히나 엘리트로 존재했었던 것들은 더 그렇다. 엘리트란 게 뭔가? 엘리트란, 행위를 남들보다 더 세게, 더 집요하게 해 남들이 인정해주는 긍정적인 결과물을 다른 놈들보다 더 과하게 도출시켜 자기의 우등함을 과시해낸 놈이 아니던가?

이래서 엘리트란 것들은 할 일 없음, 무기력함을 견뎌내는 능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희소성이 있는 열등한 것들이 될 수 밖에 없는거다. 고로 추락할 때 무시무시한 공포에 빠질 수 밖에 없는 불쌍한 것들인거다.(인간이 워낙 삐뚫어 져서??? 아니면 자기가 엘리트로 존재하지 못하는 것에 엄청난 한이 맺혀 이런 얘길하고 있는 걸까나???)

장면6공기가 촉박하니 일본군의 손을 빌리자는 부하의 말에 대령은 저런 말을 하고 있다. 은은한 광기에 빠지고만 엘리트에게 어울리는 병적인 완벽주의가 발현되고 있는거다. 일본군의 손을 안 빌리고 다리를 완성시켜 일본군들을 더 확실하게 개무시하면서 완벽한 정신적 승리를 이끌어 내겠다는 의지인거다.

그래도 저 대령은 책임감, 주인의식 등등이 철철 넘치는 엘리트 장교라서 저런 발상이 가능한거지, 병신이라서 당연한 듯이 남에걸 뜯어내려는 마음과 노예의식으로만 가득찬 열등한 새끼들은 절대로 저런 고급의 완벽주의 발상은 불가능한 거다. 나는 가난으로 대표되는 열등한 것들의 본질, 속성을 너무나 잘 알기에 열등한 것들을 이렇게 경멸할 수 밖에 없도다~ㅋㅋㅋ(아, 자기 부정을 이런 차원으로 할 수 있는 인간이 또 있을까나???)

어쨋거나 참 희한한 현상이긴 희한한 현상이로다. 다리 건설이 표면적으로는 분명히 일본군을 이롭게 하는 행위인데, 저렇게 심층적으로 보면 일본군을 개무시하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는 게.ㅋㅋㅋ 인간의 뇌가 만들어 내는 추상적 상징의 세계는 저렇게나 오묘하고 심오한 거다.

이래서 인간에겐 추상적인 사유능력이 꼭 필요한 것이리라. 고차원의 추상적 사유 능력이 생기면 일상에서 못 느끼는 쾌락을 그 사유능력으로 만들어 낼 수 있으니 말이지. 그럼, 자기는 그런 게 가능하다는 우월감이 스스로를 더 고급스런 존재로 느껴지게 만든다... 물론, 그 덕분에 열등한 것들에 대한 혐오가 더 강화되는 부작용이 발생하는 게 문제긴 하지만.

장면7
콰이강의 다리 완성 자축연(?)에서 대령이 자기 병사들을 치하하고 있다. 삶이 주는 이런 치욕감, 모멸감을 버텨내고서 득도의 경지에 이른 나의 뿌듯함을 저 대령이 대신 얘기하고 있는거다. 득도하고 나니 어떤 궁극의 성취를 이룬 자만이 느낄 수 있는 공감같은 게 여기 저기서 느껴져서 좋다. 푸하하~(대한민국같은 생존경쟁의 사회에서 이런 기분을 누가 이해할 수 있을까나???)

하여튼, 니기미 시발~인거지. 이렇게 불공평한 조건의 삶이라면 패배하는 게 마땅하고, 우울, 칙칙의 자살로 뒈지거나 중증 장애인들처럼 허접 종교에 빠져 주님~ 주님~을 외치고 있는 게 당연한데, 나는 저런 열등한 것들이 하는 허접 병신질 안하고 내만의 독자적인 노력(?)으로 이 승리를 이끌어 냈다는 이 뿌듯함이란~!!!(링크:이 시발 것들아~ 너희가 이 맛을 아냐!!!)

쩝... 광기에 빠진 저 영국군 대령이 보이는 완벽주의를 나 역시도 갖고 있으니 이런 동질감을 이렇게 느끼고 있는거다. 저런 완벽주의때문에 골로 가는 놈은 골로도 가는건데... 하여튼 유전자 차원에서 과잉의 엘리트 기질이 흐르는 것들은 어떤 식으로든 그 기질을 현실에서 구현해내기도 한다니까. 안 그러면 스스로가 초라하고 쪽팔려서 못 견디니까. 하여튼 엘리트들은 참으로 불쌍한 놈들인 거로다.ㅋㅋㅋ

장면8
영화의 끝부분이다. 으아... 정말로 요상스럽게 충격적인 장면이 나온다. 식스센스를 능가하는 대반전이라고해도 무방할 정도다. 콰이강의 다리를 파괴시키려 온 영국군 특공대를 놀랍게도!!! 대령이 악착같이(?) 막아 낸다.ㅋㅋㅋ(내가 봐도 환장하겠는데, 멀리서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특공대 일행들은 얼마나 환장했을까나???)

저게 바로 할 일이 사라져 버려 스스로에 대해 초라함, 무능함을 느끼고 있는 인간이 빠질 수 밖에 없는 강박, 고립의 세계인거다. 내같이 매사에 단정을 잘 안 내리는 인간도 감히 단정을 내리는 것 중의 하나가 "뇌는 할 일이 없는 걸 죽는 것 이상으로 싫어하고 고통스러워 한다"는 거다.(이런 관점으로 보면 자살은 할 일없는 상황, 즉 무력한 상황을 깨기 위해 뇌가 행하는 최후의 비책이 되는거다. 앞뒤 생각 안하고, "그 무력한 상황을 깨버리겠다!!!"라는 그 강한 일념 하나에 뇌가 모든 걸 바치는 궁극의 행위...)

이래서, '정말로 할 일 없음'이란 고통을 당하고 있던 뇌가 어떤 할 일을 하면, 그 할 일이 주는 그 생생함에 심취할 수 밖에 없고 뇌는 자신의 모든 걸 걸고서 그 생생함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 거다.

고로, 사람은 기본적인 할 일이 있어야 하는 거다.---내가 병신같은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가? 당신도 궁극의 할 일 없음에 함 처해져 보면 "아, 그 정신병자같은 양반이 하던 얘기가 이런 걸 말하는 거였었구나..."라는 게 느껴질거다. 그때가 되면 아마 내게 고맙단 생각이 들거다.ㅋㅋㅋ---진보학자들은 직업이 없어도 국가에서 주는 월급인 '기본 소득'을 얘기하던데, 저거 보다 더 중요한 게 '기본 할 일'인거다.ㅋㅋㅋ 다시 강조하겠다. "할 일이 사라진 뇌는 어떤 식으로든 사고를 치게 돼 있다!!!"

광기에 대한 탐구시간이 왔습니다
영국군 대령이 왜 광기에 빠져 저런 행위를 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내 관점에서 생각해 보자. 과부 마음은 과부만이 안다고("과부 마음은 홀애비가 안다"는 속담이 있지만 저건 암컷들의 아픔을 이해하기 싫은 수컷들의 뻔뻔함이 내포돼 있는 아주 뻔뻔스런 속담이다.) 정신병자의 상태는 내같은 정신병자가 읽어내는 게 보다 더 정확할 수 있는거다.

대령은 할 일이 없을 수 밖에 없는 패잔병들의 지휘관이다. 군인은 어떻게든 몸을 꾸준히 움직여야 군인으로서의 자세가 유지되는 것이리라. 그런데 포로수용소에서 패잔병들이 하는 일이라곤, 일하는 척하면서 일본군의 다리건설을 방해하는 것밖에 없다.

사람은 어떤 건설적 가치를 품고 살아야 살 맛, 제대로 하고픈 맛이 나는거지, 저런 허접 가치론 제대로 된 삶을 살기 힘들다. 저건 하루 하루를 생존해 내느라 꿈도 희망도 없는 가출 청소년, 그리고 사람들의 고정관념때문에 정상적인 삶이 허용돼 있지 않은 전과자들에게나 어울리는 삶의 자세지, 군인에겐 안 어울리는 자세인거다.

안 그래도 상태가 그리 좋을리 없는 전쟁 패잔병들인데, 그런 패잔병들을 저런 허접 가치 속에 던져 놓으면 인간 자체가 썩어 버릴지도 모른다. 고로 나중에 포로수용소를 벗어나 정상적인(?) 군인 상태로 돌아 왔을 때에 부하 통솔 자체에 문제가 생길 확률이 높다. 저렇게 나태에 찌들대로 찌든 사병들이 군인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까? 사병들의 상태가 저러니 장교로서의 대령 자신의 장래도 어두울 수 밖에.

이래서 대령이 콰이강의 다리 건설에 자발적으로 전념했던 건, 포로수용소라는 육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망가질 수 밖에 없는 환경속의 군인들을 살리려는 처절한 행위가 되는거다. 어떻게든 썩어갈 수 밖에 없는 패잔병들에게 건설적인 할 일을 던져줘 그들을 정상적인 군인 상태로 유지시키려는 거다. 저 대령은 내만큼이나 인간에 대한 식견이 탁월했고(이거, 꽤나 뻔뻔해졌는지 이런 표현에도 얼굴이 별로 안 화끈거리는구만...ㅋㅋㅋ) 자기가 통솔하는 군인들의 기질, 의식 수준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었으니 저럴 수 있었던 거다.

콰이강의 다리 완공은 궁극의 성취
결국, 다리 건설은 성공했다. 일 자체의 성취감에다 일본군의 코를 납작하게 만드는 수확도 얻었기에 패잔병들의 사기는 엄청나게 고양됐다. 대령이 행한 사실상의 저 도박은 슬롯머신에서 잭팟을 떠뜨린 것마냥 엄청나게 성공한거다. 사실, 안 되는 게 당연한 상황에서 저런 성취를 이뤄 냈으니 대령은 그 결과에 누구보다도 더 탐닉 할 수 밖에 없다. 대령 스스로도 포로수용소에서 할 일 없는 패잔병들을 지휘하고 있는, 역시나 할 일없는 패잔병 장교라는 자신의 존재에서 느껴지는 초라함, 모멸스러움, 칙칙함 등을 저 성취로 날려 버렸다고 해야 할테니까.

대령이 느꼈을 성취는 이런 비유가 가능하리라. 공부에 뜻이 있기 힘든 공고생 애들을 살살 꼬득여 공부를 하게 만들었고, 결국 얘네들을 서울대 공대에 당당히 입학시킨 공고 교사가 느낄 법한 그런 궁극의 성취라고. 머리 좋고, 집에 돈 있고 부모의 교육열도 있고 게다가 기본적으로 공부 습관이 갖춰져 있는 특목고 애들을 잘 가르쳐 서울대에 입학시킨 특목고 교사도 당연히 성취감을 느끼겠지만 저 공고 교사가 느끼는 성취감에 어디 비교할 수 있겠는가?

정말로 어려운 난관을 뚫고서 스스로의 힘으로 저런 차원의 감흥을 획득해낸 인간은 병적인 '자가 감동 모드'라는 요상스런 자폐성 광기에 빠지기 쉽다. 쉽게 말해 지 혼자 지 좆을 빨고 똥꼬를 핥는 능력이 생겨 그냥 처자빠져설라문에 계속 저 짓만 하기 쉽상이라는 거다.(자기 몸에서 궁극의 자연산 마약을 스스로 방출시킬 수 있게 된 거다.)

빨아도 남이 빨아줄 수 밖에 없는 자기 좆을, 똥꼬를 자기가 빨면 "남들은 못 하는 걸 나는 이렇게 할 수 있다"는 우월감이 필연적으로 따를 수 밖에 없다. 이런 변태적 우월감까지 덧붙여진 쾌락을 맛 본 인간은 거기서 쉽게 못 빠져 나오는 법이다.

이래서 영국군 대령에겐 완성된 콰이강의 다리는 자기를 구원해준 구원자, 변태성 쾌락 덩어리가 될 수 밖에 없다. 자기들의 생사여탈권까지 쥔채로 지배하고 있는 일본군의 코까지 확실하게 눌려 버렸으니 더욱 더 그렇다.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기독교 십자가가 특히 그러하듯이 콰이강의 다리는 대령에겐 사실상 샤머니즘적 종교 상징물이 된거다.

이러니 저 대령에게 다리 폭파는, 사회에서 병신취급 당하다가 리니지같은 인터넷 오락이 선사하는 싸구려 성취감으로 자신의 살아 있음을 느끼고 있는 병신새끼에게 인터넷 금지령, 고급 아이템 회수령 등등이 떨어진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이 되는거다.

저 상황의 병신새끼는 얼마나 놀라겠으며 저런 병신새끼가 저 상황에서 하게 되는 반응이란 뻔한 거다. 저 병신새끼가 나이가 어리고 충동성이 강하기까지 하다면 그 상황을 야기시킨 부모를 죽이고도 남을 파괴성이 나올 수 밖에. 고로 저 영국군 대령도 그와 비슷한 행위를 할 수 밖에 없는 거다.(아, 인간이란... 이렇게나 슬플 정도로 자극에 맹목적 종속성을 띄는 개체인 것이다.ㅋㅋㅋ 뇌의 본질이 바로 저런 거다. 지가 좋아하는 자극에의 절대적 복종, 맹종...)

장면9
어째 어째 하다가 결국, 미군 소령이 일본군의 총을 맞고 대령의 눈 앞에서 죽는다. 대령에 대한 증오가 실린 듯한 '너!!!'라는 말을 내뱉으면서. 예전에 탈출하다가 죽은 줄 알았었던 미군 소령이 자기 눈앞에서 자기를 증오하면서 죽어간 거다. 영국군 대령에겐 꽤나 충격적인 장면일 수 밖에 없으리라. 영국군 대령의 뇌는, 이렇게 미군 소령이 야기시킨 시각적 자극, 청각적 자극, 그리고 정서적 자극에 동시에 노출되는 상황에 처해지자 비로소 자기 계를 초월한 그 광기에서 벗어나 '나=영국군 대령'이라는 원래의 자기 계에 어울리는 사고를 하기 시작한다.

장면10
본연의 자기 계로 돌아오고서 "내가 뭘 한 거지..."라는 저렇게 심오한 말을 하고서 박격포 유탄을 맞고 대령도 죽는다. 무의식이 시키는 최후의 반성인지 다행히도, 죽으면서 폭탄 스위치를 누르기에 콰이강의 다리는 폭파된다.

이래서 이 영화는 전쟁영화를 가장한 심리영화인거다. 아니, 철학영화인거 같기도 하다. 영화속의 허구적 주인공을 내세워, 관객에게 "당신의 살아 있음이 진짜로 살아 있는 거 맞냐?", "당신은 그 살아 있는 동안에 그 살아 있음에 대해 얼마만큼 자각하고 있는가?"를 묻는 영화가 되는 거다.(도입부에 쓴 내용을 복사해 왔다.ㅋㅋㅋ)

물고기가 물을 못 보듯이 인간은 자기를 못 보기에 살면서 저런 상황에 맞닥트리기도 하는 거다. 살다가 저렇게 자기 계가 파괴당하는 경험을 안 하고 삶을 마감할 수 있으면 그것도 그 사람의 복이지 싶다. 그동안 자기가 의탁하고 기거해 왔었던 그 계가 파괴당할 때의 충격과 당혹감, 고통등이 얼마나 세겠는가? 나야 뭐 자기 자신을 보는 능력이 인류 최강급의 사람이라 저런 거에서 꽤나 자유로운 상태라서 그나마 좀 다행이긴 하지만... 쩝, 이건 할 일이 없어 평생 정지한 채로 존재했었던 인간만이 오를 수 있는 가장 우월한 경지지 싶다.ㅋㅋㅋ

어쨋거나 내정도의 인지가 가능하면, 저 대령이 보여준 광기는 안드로메다로 날고 있던 영화 속의 인물에게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모든 인간에게 적용되는 얘기가 되는거다.

인간에겐 자신만의 콰이강의 다리 만들기가 필요하다
할 일없는 인간의 뇌는 뭐를 자기 할일로 착각하게 될런지 그 누구도 예측못할 정도로 위험한거다.  인간은 스스로 할 일을,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할 일을 반드시 만들어야만 정상적으로 살아가지는 동물인거다.(링크:할일없는 인간은 위험하다.) 고로 모든 인간은 저 영국군 대령처럼 자신만의 콰이강의 다리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면서 살수 밖에 없다.

우주적 관점으로 보면, 지구는 이 우주 속에서 먼지 속의 티끌만한 존재감도 없는 거 아니던가? 그 정도의 존재감 밖에 없는 별 위에 살고 있는 개별적인 생명체 역시도 더더욱 더 무의미하고 무가치할 뿐이다. 하지만 저렇게 자신만의 콰이강을 다리를 만들게 되면 자신의 존재가 가치있고, 의미도 있다는 확신에 찬 착각을 할 수 있기에, 인간은 자신만의 콰이강 다리 만들기에 전념할 수 밖에 없는거다.

이래서 자살은 콰이강의 다리 만들기에 실패한 것들, 아니면 처음부터 그런 능력이 자기에게 없다는 걸 깨달아 저런 착각능력을 획득하지 못한 것들이 하는 게 되는 거다.

나는 내만의 콰이강의 다리를 완성시켰다 보니, 여전히 만들고 있는 것들, 만들기에 실패해 자살하는 것들을 내보다 열등한 것들이라고 여기면서 그냥 처자빠진채로 탱자~탱자~하면서 지낼 수 있는거다. 저 영국군 대령과는 달리 내가 만든 이 콰이강의 다리는 내가 내 계를 초월하는 광기의 오바질을 하면서 완성시킨 게 아니다. 나는 저 대령같은 권력이 있는 사람도 아니니, 누가 이 다리에 대해 눈꼴시어 할리도 없고 파괴공작을 수행할리도 없다. 이러니 지속가능성 측면이든 뭘로 봐도 내가 만든 콰이강의 다리만큼 내게 안성맞춤인 다리가 또 없는 거다.

아, 뿌듯하도다.ㅋㅋㅋ 득도라는 어떤 궁극의 경지에 올랐기에 내보다 열등하고 병신같은 것들을 경멸하고 개무시하면 했지, 남을 그리 부러워 할 필요가 없고, 우러러 볼 필요도 없는 이런 삶... 내가 열등하기에 비자(非自)에게 투입했어야 했었던 시간, 정성, 노력 따위를 이제는 그럴 필요없이 오롯히 내 자신을 위해 투입할 수 있는 이 삶... 할 일 없는 삶이란 게 이렇게나 평화로운 것이라는 걸 느낄 수 있는 지금이 너무나 좋도다.

총이라도 있으면 이런 삶의 최절정기(?)를 구가하고 있는 지금, 내 머리에 총을 한 방 날리고 삶을 마감하는 것도 그리 썩 나쁘지 않겠네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우리 부모가 아직 살아 있기에 총이 있어도 저걸 실행으로 옮기지는 않겠지만 말이다.(링크:부모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자살을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그래도 이런 생각이 가능하다는 그 자체는 정말 맘에 든다. 초초초~절정의 엘리트만이 가능한 충만하고 감사한 자살의 성공확률이 좀 더 올라간 느낌이 드는 거다. 음냐~ 얼마나 편했으면 이런 생각이 가능한 건감? 내가 이런 상태를 누리고 있다는 게 정말 어이가 없고 감격 그 자체이고 황송하기까지 하다. 개천에서 용도 그냥 용이 아니라 용 중의 용이 난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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